“그들이 듣는 걸 나도 듣고 싶다”
<가공실황>은 소위 전파무기/마인드 컨트롤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이들의 음향적 경험을 상상해보려는 시도이다. 만약 전파가 인간의 심신을 공격하고 있다는 주장이 단순한 음모론이 아니라 사실이라면, 이들은 무선 통신에 사용되는 RF(radio frequency) 시그널과 같이 보통 인간의 귀로는 들리지 않는 것을 들을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것이나 다름없다. 단지 문제가 되는 것은 이른바 실제의 상황(實況)을 단순히 인식하는 것을 넘어 창조하는 능력이 듣는 이들의 통제를 벗어난다는 점이다.
<가공 실황>은 무언가 보인다고 해서 그것이 전부 들리는 것은 아니라는 점에 주목하여, SDR(Software defined radio, 소프트웨어 정의 라디오) 디바이스를 ‘고스트 헌팅’ 장비로 오남용한다. SDR 디바이스 및 시각화 소프트웨어는 일반적인 라디오 방송뿐 아니라 주변의 무선 단말기가 내보내는 신호를 포함하여 탐지 중인 대역대를 사용하는 주파수 전반을 감지할 수 있다. 청취자는 청취하기를 원하는 특정 주파수 대역 및 대역폭을 선택할 수 있으며, 탑재한 칩셋의 스펙과 수신 장소의 안테나에 따라 공식 라디오 방송뿐만 아니라 항공기 무선 음성, 바다 건너의 무선 통신까지도 수신하는 것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그러나 SDR 소프트웨어가 증폭하여 시각화하는 폭포(waterfall)가 가시화하는 대부분의 신호는 '소리'가 나지 않는데, 이는 해당 신호가 사람의 귀가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건물에 설치된 시큐리티 카메라가 주기적으로 내보내는 신호음 같은 것이 들을 수 있는 소리와 동등하게 잡힌다. 모든 들리는 것은 시각적으로 감지되지만, 시각적으로 감지되는 모든 시각적 신호가 청취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작동 원리를 알 수 없는 전자기파 장비를 통해 유령의 존재를 탐지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고스트 헌팅'의 논리는 아마도 이와 유사한 메커니즘을 이용할 것이라고 여겨진다. 그렇다면, 실체를 본 적이 없는 것(유령, 혁명)에 관한 형상화 또한 공기중을 떠다니고 있는 무수한 전자기파를 차별 없이 시각화하는 시그널에 대한 해석상의 과적합(소위 '소음을 신호로 착각하기'), 그리고 그를 통한 의도적 거짓 양성(false positive)의 판정을 통해 이루어진다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작업은 <너무 총체적인 문제라서 혁명 말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진세영 기획, 공간 힘 주관, 2022)에서 보였다.
“I want to hear what they hear”
<Processing Live> is an attempt to imagine the sonic experiences of those who claim to be victims of so-called electro weapons or mind control. If the claim that radio waves are attacking the mind and body of humans is not a mere conspiracy theory but is true, they have the ability to hear things that are not normally audible to the human ear, such as radio frequency signals used in wireless communication. The only problem is that the very ability to create a reality beyond simply recognizing the real-world is not controllable.
<Processing Live> abuses SDR (Software defined radio) devices as 'ghost hunting' technology, focusing on the fact that seeing something doesn't mean you can hear it all the time. Depending on the specifications of the chipset and the antenna of the receiving location, it is "theoretically possible" to receive not only official radio broadcasts but also aircraft radio voices and radio communications across the sea with SDR devices and software.
This work was shown in 《It’s Such a Complete Mess That a Revolution Seems to Be the Only the Answer.》(Curated by Jin Seyoung, Organized by Space Heem,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