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인 하강 국면에서 발견되는 착란적 정점에 대한 연구

20'24", Digital diagram in dimension variable with audio

2021

Preface 

Audio


등청감 곡선(Equal loudness contour)은 음압처럼 데시벨의 증가에 비례하여 소리가 커지는 것이 아니라, 특정 주파수 구간에서 소리가 조금 더 작거나 크게 느껴지는 것에 대한 주관적인 소리 경험을 지칭하기 위한 소리 지표인 라우드니스를 사용한다. 예를 들어 3~4000Hz 사이의 소리가 1000Hz 이하의 저음역 또는 5000Hz 이상의 고음역보다 더 크게 느껴진다. 이러한 현상은 평균적인 인간의 외이도 길이에서 발생하는 폐관구조 내 고조파 감쇠 주기로 인해 특정 주파수 대역의 음압이 줄어들기 때문이라고 알려져있지만, 하나의 가설로써 흔적 기관으로 남은 어떤 생존 본능, 또는 고장 난 온도계에 따라 방의 온도를 미세하게 조정하는 숨겨진 행위자의 존재에 대해 상상해볼 수 있다. 문제는 특정 구간에서 듣기에 대한 노력을 덜 하거나, 듣기 능력이 떨어져서 우리가 그러그러한 방식으로 듣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감각이 진정한 지식을 산출할 수 있는가에 관한 질문을 '노력' 내지는 '관점'의 문제로 접근하지 않는, 다른 방식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어야 한다.

<전반적인 하강 국면에서 발견되는 착란적 정점에 대한 연구>는 등청감곡선 도표와 유사하게 특정 구간에서 변화가 가속되는 사후체온변화 그래프를 합성한 디지털 이미지, 그리고 8개의 생활 소리 표본과 6개의 화이트 노이즈 표본을 교차 편집한 음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하나의 표본은 등장하기 이전에 유사한 음역의 발진음으로 먼저 예비된다. 표본이 등장할 때 그것이 예비된 시나리오의 실현으로 이어지고 그 밖의 다른 소리의 가능성은 사라진다. 소리의 나타남과 사라짐은 소리의 포락선을 통해 각각의 생애 주기를 배당받으며, 이 주기 바깥의 여러 실현되지 않은 음향적 가능성은 봉인된다.

* 이상의 가설은 SISU 선언문과 사용자 설명서의 몇 가지 전제를 심문하던 도중 시작되었음을 밝힌다.

전반적인 하강 국면에서 발견되는 착란적 정점에 대한 연구(개작)

6 pairs of oscillator and audio decoder module, copper wire for antenna, jumper wire and resistor, 2022

사진: 박기덕

한국에서 단파(Shortwave) 청취는 여전히 간첩 통신의 도구라는 인상이 있다. 실제로 단파는 국제 스파이들이 비밀 암호문을 주고받는다고 전해지는 난수방송(number station)의 주 송출 대역이기도 한데, 이는 단파 원거리 수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전시장에 놓은 6개의 단파 라디오는 그 비밀공작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사실상 이것을 라디오라고 부를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하나의 저항과 발진기(oscillator)만으로 구성된 이 송신기의 송신 거리는 반경 1m에 불과하며, 12MHz 미만의 낮은 대역에 발진기가 촘촘히 배치된 데다, 배음을 제거하는 회로가 없어 주파수 간섭현상이 일어난다.

하향 배음(subharmonics)을 구성하며 서로의 대역을 침범하는 소리 하모닉스의 관점에서 접근할 것인가, 아니면 소음으로 접근할 것인가에 대해 우리의 생활사를 대입하여보면 흥미로운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대학 내 청소노동자들의 집회 시위를 교수님의 말씀을 방해하는 소음의 관점에서 접근하는 것은 어떤가? 사실 학생이 수업을 방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작업은 <너무 총체적인 문제라서 혁명 말고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진세영 기획, 2022)에서 보다.


There is an impression that shortwave listening is still a tool of espionage in (South) Korea. In fact, shortwave is also the main transmission band of number stations, which are said to be exchanged secret ciphertexts by international spies, because shortwaves can be received over long distances. The six shortwave radios placed in the exhibition hall have nothing to do with such a secret operation. In fact, it is questionable whether this can be called radio. The transmitter, which consists of only one resistor and an oscillator, has a transmission distance of only 1m in radius, and the oscillators are closely arranged in the low band below 12MHz, and there is no circuit to remove harmonics, so frequency interference occurs.

It is interesting to think about whether to approach the sound that composes subharmonics that invade each other's bands from the point of view of harmonics or as noise. For example, how about approaching the protests of cleaning workers in the university from the point of view of noise that interrupts the professor's speech? Could it be that the student is actually interfering with the class?

This work was shown in 《It’s Such a Complete Mess That a Revolution Seems to Be the Only the Answer.》(Curated by Jin Seyoung, Organized by Space Heem, 20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