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굴절 적응(exaptation)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한 이 작품은 그 중에서도 진동과 소음이 이웃을 괴물로 만드는 흔해빠진 한국의 주거 생활사에서 시작한다. 조립식 파이프 내부에 더 얇은 금속 막대를 삽입하고, 진동 스피커를 연결한 구조물은 느린 박자에서 시작하여 빠른 박자를 향하여 떨림을 증폭해간다. 골전도 스피커 또는 진동 스피커는 VR 콘텐츠를 더 실감나고 안정적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사용되는 기계인 동시에 층간소음에 대한 보복 수단으로 각광을 받기도 한다. 다만 문제가 되는 것은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는가에 달려있다.
* 교란된 공기층(Agitated Layers of Air)은 마르크스의 《독일 이데올로기》(1846)에 등장하는 표현으로, 생각한다는 일의 감각적인 본성을 지적하기 위해 풍자적으로 동원된 표현이다. “처음부터 정신은 물질을 짊어져야 하는 저주에 시달리는데, 이때 물질은 교란된 공기층, 곧 소리, 쉽게 말해서 언어의 형태로 나타난다”. 테리 이글턴(2018). 『유물론』. 33쪽
이 작업은 <Gravity Shower>(유지원 기획, N/A, 2021.4.1-21)에서 보였다.